본문 바로가기
일상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

by Diorson 2025. 4. 17.
반응형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

“한 점의 그림이 오래된 시간을 데려왔다”

여의도 한복판에서 모네를 만나다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쇼핑도 그다지 즐기지 않고, 멀리 이동하는 건 더더욱 꺼리는 성격이다.
이런 나에게 ‘여의도 더현대’는 그야말로 세 가지 모두를 갖춘 장소였다.

몇 해 전, 더현대가 사전 오픈했을 때 한 번 가본 이후로 다시 갈 일은 없었다.
북적이는 백화점에서 굳이 찾을 물건도 없고, 그저 ‘화려한 소비의 상징’ 같은 공간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네’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술의전당도, 국립현대미술관도 아닌 이곳, 더현대의 한 갤러리에서 말이다.
한참 고민하다가, 날씨가 유난히 맑고 기분 좋은 어느 평일 오후, 드디어 그곳을 찾았다.

텀블러에 차를 담고, 지하철 안에서 읽을 책도 챙겼다.
그래봐야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지만, 오랜만에 타는 지하철은 이상하리만큼 멀게 느껴졌다.
예전엔 지옥철이라 불리던 2호선과 7호선을 하루 2시간씩 타고 다녔는데, 지금은 도무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모네는 어디 있지?” – 전시장의 첫인상

더현대 6층,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어라? 인상파 그림이 아닌데? 모네는 어디에 있지?”

사전 정보 없이 온 탓에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나서야 이 전시가 단순한 ‘모네 개인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인상파에서 미국으로’라는 제목 그대로, 인상주의의 전후 변화와 그 회화적 정신이 미국에 어떻게 전파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흐름이었다.

바르비종파에서 시작해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작가들과 화풍이 변화해가는 전시 구성은 짧지만 흥미로웠다.
처음엔 어둡고 정적인 화풍이 주를 이루다가 점차 색이 밝아지고, 형태가 무너지고, 결국 감정과 빛만 남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나는 미술은 잘 모른다. 그저 모네를 좋아해서 그의 책을 읽고, 모네의 그림을 보러 다녔을 뿐이다.)


 

단 한 점의 모네, 그럼에도 충분했던 순간

전시장에는 단 하나의 모네 그림이 걸려 있었다.
단 한 점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앞에 서자, 가슴이 뭉클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가슴이 ‘설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기 직전의 떨림, 스카이다이빙 직전의 심장 박동 같은 두근 거림.

이게 스탈당 신드롬인가? 싶다.

이건 단순한 감상이 아니었다.
2006년 겨울, 처음으로 모네의 그림을 봤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 그림 앞에만 서면 늘 같은 감정이 몰려왔다.

모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멈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정지된 장면이지만, 그 안에는 바람이 있고, 물결이 있고, 빛이 흘러간다.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곳에 담긴 순간은 영원히 지속 되는 것 같았다.


 그림과의 거리, 감정의 밀도

모네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땐, 당장이라도 뛰어가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일부러 멀리서, 그림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바라보았다.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까지 함께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러자 전에 보이지 않던 붓질과 색감이 눈에 들어왔다.
또 한 걸음 다가섰다.
그 앞에 있던 사람들도 바뀌고, 그림도 또 다른 표정을 보여줬다.
그렇게 몇 걸음, 점점 가까워질수록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쳤다.

그 감정은 모네의 그림이 주는 감동에 북받치는 것인지,
아니면 한때 여행을 하며 행복했던 시절 모네의 그림을 보고던 순간의,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 탓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림은 기억을 부르고, 기억은 삶의 연료가 된다

전시장을 거의 다 둘러봤지만, 나가기 전 다시 발길을 돌려 모네의 그림 앞에 섰다.
그 순간, 나의 20대가 떠올랐다.
불안했지만 꿈이 많았고, 자유롭고 행복했던 시절.
모든 것이 가볍고도 찬란하게 지나갔던 그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모네의 그림처럼, 그 순간들도 내 안에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한
마치 순간이 영원히 멈춰 선 것 같은 착각을 주는 모네의 그림처럼 말이다.

나는 믿는다.
그런 순간들이 언젠가 내 삶을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빛이 되리라는 걸.
물론, 언제나 과거에 머물며 살 수는 없다.
모네를 따라 여행을 떠나는 일도 이제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은 그 기억 속으로 발을 담가도 괜찮지 않을까.
그림 속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우리의 어떤 기억도 멈추지 않고 흐르며, 오늘을 견디는 힘이 되어준다면.

 

 

모네: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 - 창작동화 | 쿠팡

쿠팡에서 모네:빛과 색으로 완성한 회화의 혁명 구매하고 더 많은 혜택을 받으세요! 지금 할인중인 다른 창작동화 제품도 바로 쿠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coupang.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