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독특한 소재와 흥미로운 서사를 결합하며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작가다. 그러나 외사랑은 성 정체성과 스포츠, 그리고 살인 사건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소 산만하고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남았다.
줄거리 요약
대학교 미식축구부에서 활동하던 동아리 친구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팀의 매니저였던 한 여성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결국 남성으로 성전환을 결심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그로 인해 파생된 이야기는 성 정체성, 사회적 편견, 그리고 인간관계를 둘러싼 복잡한 갈등을 그려낸다.
주요 특징과 감상
1. 스포츠와 성 정체성의 이질감
성 정체성과 미식축구라는 스포츠의 조합은 신선한 시도였지만, 결합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 “LGBTQ의 대척점에 서 있는 가장 남성적인 미식축구와 LGBTQ의 조합은 읽는 내내 어색함을 주었다.”
- 두 소재의 조화가 자연스럽지 않아,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2. 미스터리로서의 약점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 작품들은 보통 강렬한 서스펜스와 흡입력을 자랑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미스터리 요소가 부각되지 않았다.
- 살인 사건보다는 성 정체성과 사회적 문제에 더 초점이 맞춰지며,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은 약화되었다.
- *“추리소설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외에 마음에 드는 책은 없다.”*라는 말처럼, 미스터리적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3. 현대적 주제와 그 한계
작품은 성 정체성과 염색체 논란 같은 현대적인 주제를 다루며 시대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깊이 있는 접근이 부족했다.
- 파리올림픽 여성 복싱의 염색체 논란이나 미드 속 게이 운동부 에피소드 등이 떠오르지만, 소설 속에서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
- 주제를 다루는 시도가 과했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감이 떨어졌다.
4. 캐릭터와 공감 부족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심리적 깊이가 얕아, 독자가 공감하기 어렵다.
-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인물의 내적 갈등이나 주변 인물들의 반응이 단편적이었다.
- 동아리 친구들의 회상도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가 무게감을 잃었다.
개인적인 감상
1. 현실과 오버랩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떠오른 현실적 장면들이 있었다.
- 미드에서 게이를 괴롭히던 운동부가 알고 보니 게이였던 장면, DP에서 여장남자를 찾으러 다니던 에피소드 등이 떠오르며 몰입이 방해됐다.
- 특히 연극단과의 접촉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정해인으로 고정되며, 이야기가 현실적 이미지와 겹쳐졌다.
2. 과한 설정의 아쉬움
작품은 성 정체성과 미식축구, 살인 사건을 한데 묶으려 했지만, 지나치게 많은 주제를 다루려다 보니 오히려 산만한 느낌을 줬다.
- *“과함은 부족함만 못하다.”*라는 말처럼, 설정을 간소화하고 이야기에 더 집중했더라면 훨씬 나은 결과를 냈을 것이다.
총평
외사랑은 성 정체성과 현대 사회의 편견을 다루는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이야기의 중심이 흔들리며 미완성된 느낌을 남겼다. 미스터리와 현대적 주제의 결합이라는 흥미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두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흡입력이 약했다.
추천 독자
-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으로 그의 새로운 시도를 경험하고 싶은 독자.
- 스포츠와 성 정체성이라는 민감한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
- 사회적 논의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독자.
결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외사랑은 중요한 주제를 다루려는 의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독특한 설정을 더 잘 살릴 수 있었다면, 훨씬 설득력 있고 강렬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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