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반드시 잠이 필요하다.
잠은 인간에게 가장 큰 휴식이고 충전의 시간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충전과 휴식이 오히려 고통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잠드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오늘도 새벽 6시에 잠들어 7시 30분에 깨어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20대 때는 밤을 새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잠들지 못하면 억지로 다음날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공포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엔 따뜻한 물로 목욕, 따뜻한 우유, 낮 시간에 운동 등 여러 민간요법을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해 결국 약물을 찾게 되었다.
처음에는 수면 유도제를 복용했지만, 몸을 나른하게 만들 뿐 실제로 잠에 들지는 못했다. 게다가 다음날 컨디션은 더 좋지 않았다. 그 후 처방받은 약은 졸피뎀이었다. 처음에는 "신의 선물"처럼 효과가 좋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반감되었고 점점 더 깊은 불면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처방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점점 미미해져 약에 실망하여 약을 끊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수면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교수의 인터뷰를 찾아보았다.
1. 수면제, 정말 중독될까?
수면제와 관련해 가장 큰 걱정은 중독성과 내성이다. 전 교수는 수면제의 중독성을 판단할 때 의존성, 내성, 금단 증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의존성(Dependency): 일정 기간 복용하면 약을 끊기 어렵게 되는 현상
✅ 내성(Tolerance): 점점 약의 효과가 줄어들어 복용량을 늘려야 하는 현상
✅ 금단(Withdrawal): 약을 갑자기 중단했을 때 불안, 초조,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
모든 수면제가 중독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면제 중에서도 항우울제나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하면 의존성 없이 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수면제(졸피뎀, 벤조디아제핀 계열)는 중독성과 내성이 있어 장기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2. 수면제의 종류와 특성
전 교수는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물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1) 항정신병 약물 (퀘티아핀, 클로르프로마진)
- 원래 조현병 치료에 사용되지만 저용량으로 불면증 치료에도 활용
- 내성·의존성 없음, 장기 복용 시 비교적 안전
-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저하 가능
2) 항우울제 (미르타자핀, 트라조돈, 아미트립틸린)
- 불면증과 함께 불안, 우울 증상이 동반된 경우 사용
- 내성·의존성 없음, 장기 복용 가능
- 감량 시 서서히 줄이면 금단 증상 없이 안전하게 중단 가능
3) 벤조디아제핀 계열 (로라제팜, 디아제팜, 클로나제팜)
- 불안 조절과 수면 유도 효과가 강력함
- 장기 복용 시 내성과 의존성이 생길 위험이 높음
- 단기 사용(스트레스성 불면증)에 적합
4) 졸피뎀 계열 (스틸녹스, 졸피뎀, 조피클론)
- 빠르게 수면 유도, 효과 강력
- 의존성과 금단 증상이 강함 (한 달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것이 권장됨)
- 장기 복용할 경우 점진적 감량이 필수
5) 멜라토닌
- 생체 리듬 조절을 돕는 호르몬
- 내성·의존성 없음, 장기 복용 가능
- 수면 유도 효과는 약하지만, 교대 근무자나 시차 적응에 도움
➡ 결론: 가벼운 불면증이라면 항우울제나 멜라토닌을 활용하는 것이 좋고, 심한 불면증이라면 벤조디아제핀이나 졸피뎀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3. 수면제, 치매를 유발할까?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수면제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 교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불면증 자체가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 적절한 수면제 사용은 오히려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 결론: 수면제 자체가 치매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불면증을 방치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따라서 장기적인 불면증이 있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안전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4. 3줄 요약
- 불면증이 장기화되면 오히려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 수면제 중에서도 안전한 선택지가 있으며, 신중한 복용이 중요하다.
- 약물 복용 전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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