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선동인가, 설득인가: 전한길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생각을 검증하며

diorson 2025. 1. 25. 23:54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 했던 내가, 전한길 연설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다

나는 평소 정치적 의견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을 당시, 나는 여의도로 달려가 몸으로 막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계엄은 불과 몇 시간 만에 해제되어 버렸다. 그때 나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아 충격을 받았고, 검찰총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있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으면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낼 것이라는 공포감이 컸다. 그래서 탄핵이 아닌 즉각 하야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그 사건 이전에는 정치적 담론을 나누는 것을 꺼렸지만, 계엄 사태 이후에는 나의 정치적 의견을 주변 사람들에게 강하게 표현했다. 당시 나의 분노와 좌절은 극에 달했고, 나는 내가 믿고 있던 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린다고 느꼈다.

하지만 요즘 나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다. 이 변화의 시작점은 전한길이라는 사람의 연설이었다. 그의 한탄과 호소, 그리고 통합의 메시지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전한길의 연설: 좌우를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자

전한길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여,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성취와 국민의 위대함을 언급하며, 현 정국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단결과 참여를 촉구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히 탄핵 반대를 넘어, 좌우 이념을 뛰어넘는 통합과 미래 세대의 비전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성취와 국민의 역할

전한길은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35년간의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력 12위, 군사력 5위의 강국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취는 헌신적으로 가족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부모 세대 덕분이며,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사랑하는 자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는 네카라 소트의 말을 인용하며, 국민들이 국가를 위한 책임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핵 정국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비판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의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하며, 야당의 입법 독주와 예산 삭감, 불공정한 판결 등을 비판했다. 특히, 국민 여론을 가리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 편향된 언론과 사법기관의 역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전한길은 대한민국이 현재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의 근본이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합과 미래 세대의 비전

전한길은 세대 간 갈등과 이념적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2030 세대를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격려하며, 이들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 정치적 배경을 솔직히 고백하며, 자신이 "노사모 출신"임을 밝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동서 통합과 국민 통합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광주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그들의 민주화 운동이 오늘날의 자유와 번영을 가능하게 했음을 상기시켰다.

국제적 협력과 한미동맹

전한길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희생과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면 한미 정상 간 협력을 통해 남북 평화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동인가, 설득인가: 나의 생각을 검증하며

전한길의 연설을 들은 후, 나는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사태에 대한 내 시각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평소 내 의견을 굳건히 믿고 있던 나조차 그의 통합 메시지 앞에서 흔들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그의 말에 설득된 것일까, 아니면 선동된 것일까?’

그가 연설에서 반복적으로 인용한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
"비상 시국에서 침묵하시는 분들, 행동하지 않는 자의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씀 꼭 기억해 주십시오. 러시아 시인 네카라 소트가 했던 말씀으로 맺겠습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사랑하는 자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이 문장은 내 마음을 찔렀다. 내가 한때 행동하지 않았던 침묵의 시간이 떠올랐고, 계엄령 당시 느꼈던 분노와 좌절감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러나 나는 그 분노가 단순히 감정의 발로인지, 아니면 진정한 나라 사랑의 표현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결론: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전한길의 연설은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간절한 호소였다. 그는 과거의 과오와 공로를 균형 있게 평가하며, 이념과 지역, 세대를 초월한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그의 말이 진정한 설득인지 아니면 선동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책임이 있다. 내가 느끼는 혼란은 앞으로 우리가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