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리디 MD의 픽에 또 한 번 이끌렸다. 그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이 책은 단연 훌륭한 선택이었다. 시대적 배경은 1950년대, 여성에게 평등과 기회는 사치였던 시절이다.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는 그 불공평한 시대에 맞서 자신의 삶과 꿈을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해 나간다.
이야기는 여성이 직면한 차별과 사회적 억압을 다루면서도 결코 피해자 서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인공은 차갑고도 단단하게, 끊임없이 맞서며 나아간다. 책을 읽는 내내 긴장과 분노, 감동과 연민이 교차하며 나를 붙잡았다.
"내 인생은 끝났어" - 끝에서 시작된 마법
책의 첫 문장, 주인공이 느끼는 **‘절망’**에서 시작한다.
“내 인생은 끝났어.”
하지만 절망을 깨고 묵묵히 삶을 살아내는 그녀의 모습은 마법처럼 펼쳐진다.
어떤 책에서는 **"끝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삶의 마법이 시작된다"**고 했었다. 엘리자베스 조트의 이야기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인생이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에 새로운 시작이 찾아온다.
여성의 삶과 그 무게
주인공이 겪는 불평등과 편견은 읽는 내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날카로운 유머와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 “감히 이 ‘남자’가 ‘여자’인 나에게 불공평을 운운하다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그 말을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체험하는 이들은 언제나 소외된 자들이다. 엘리자베스는 그 불공평을 묵묵히 견디며 자기 방식으로 삶을 헤쳐 나간다. - “주부들은 언제나 정신이 돌아버릴 지경으로 대단한 생산성을 발휘하며 살아가요.”
주부의 삶에 대한 묘사는 강렬하고 현실적이었다. 누구도 ‘생산성’을 논할 수 없는 시간대에조차 멈출 수 없는 삶. 늘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는 이들의 끝없는 고단함을 작가는 날카롭게 짚어냈다. -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를 좋아하지 않는 아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엘리자베스의 불안과 두려움은 절대 완벽하지 않은, 결핍된 인간의 모습이었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한계와 트라우마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그것마저 인정하며 스스로를 성장시킨다.
“우리 사이엔 화학이 존재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어요.”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케미스트리’**라는 단어를 상징적으로 활용한 점이다.
엘리자베스는 사랑과 인간관계를 설명하며, 그들 사이의 연결을 화학 작용으로 표현한다.
“그건 우연한 사고가 아니었다고요.”
진짜 **‘케미’**는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두 사람의 마음과 지성이 조화롭게 반응할 때, 마치 화학 작용처럼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 표현 하나로 사랑과 과학, 삶의 모든 연결점이 확실하게 이해되었다.
몰입감과 여운
책은 1권, 2권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경계를 인지하지 못할 만큼 몰입감이 뛰어났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의 깊이는 더해지고, 마지막 장에서는 결국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순간 나는 버스 안에 있었고, 주변의 소음 때문에 집중을 놓친 게 못내 아쉬웠다.
책을 덮으며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단순한 시대 비판이나 페미니즘 서사로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불평등한 시대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와 가치를 찾아가는 한 사람의 진취적인 이야기였고,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 불공평한 세상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용기.
- 상처와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단단한 의지.
- 그리고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케미’**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이 책은 분명 누군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나 역시도 엘리자베스 조트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한번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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