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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by Diorson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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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제나 새터스웨이트 저"

 


책을 펼친 이유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읽었다

우연히 읽게 된 『신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처음부터 기대를 하고 읽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번 손에 잡자, 끝까지 읽기는 했다. 도중에 몇 번이나 내려놓고 싶었지만, 묘한 끌림이 있었다.

이야기의 핵심은 인간과 흡사한 휴머노이드, 즉 ‘신스(Synths)’의 존재다. 복수를 꿈꾸는 천재 과학자, 사랑을 배워가는 신스, 그리고 인간과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여기에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까지 더해진다. 배경은 현대적이지만, 기술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 그 이상이다. SF적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현대 사회의 SNS나 OTT 플랫폼(예: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곳곳에서 느껴져 더욱 현실감이 넘쳤다.

전체적으로 읽으며 가장 강하게 들었던 생각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시리즈물이나 영화의 시나리오 같은 느낌’이었다는 것.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장면들, 연출된 듯한 대사들이 그러한 인상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신스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

이 소설이 단순한 공상과학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신스’의 존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인공지능의 권리에 대한 논쟁이 흥미로웠다.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인간과 결혼하고, 인간처럼 대우받기를 원하는 신스. 시민권을 요구하며 정치적으로도 영향력을 가지려는 움직임은 마치 인간 사회의 소수자 운동을 떠올리게 했다.

“신스의 권리는 시민권이다.”

위 대사처럼, 이 작품은 인간과 신스의 경계를 흐리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권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신스의 감정

책 속에서 인공지능은 사랑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인간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왜 아무도 사랑에 빠지는 게 이렇게 비참한 일이라고 경고해 주지 않았을까요?”

사랑에 빠진 신스가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무력감, 상대방을 향한 집착과 질투, 그리고 상실에 대한 두려움. 단순한 AI가 아니라, ‘진짜’ 인간 같은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육아와 모성애에 대한 묘사도 인상적이었다. 인간처럼 지치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 신스지만,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내가 약해야만 했던 것과 달리 애널리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내가 약해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 딸을 위해서 내가 원하는 건 오직 강해지는 것뿐이다.”

이 대목은 모든 부모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이었다. 아이를 위해 강해지고 싶은 마음, 그것이 인간이든 신스든 본능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스릴러적 요소와 반전

소설에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계속 등장한다. 남편의 실종, 로봇 권리 운동을 둘러싼 논란, 그리고 인간과 신스 사이의 갈등. 예상치 못한 반전과 충격적인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흥미를 돋운다.

“남편을 죽였어요? 남편의 팔을 자르기 전에 시계를 벗겼나요? 아니면 자른 후에?”

이처럼 잔혹한 장면도 등장하며, 사회적 메시지뿐만 아니라 스릴러적 요소도 강하다.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끝까지 놓지 못하게 만든다.


총평: 아쉬움과 매력 사이

이 책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다. 스토리 자체는 참신하지만, 소설보다는 영상화된 콘텐츠에 더 어울릴 듯한 느낌이 강했다. 긴 서사보다는 빠르게 전개되는 장면들,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기보다는 화면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그렇다.

중간에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던지는 질문들이 흥미로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다르지 않다면, 그들에게도 권리가 있어야 할까?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만의 것일까? 이 책을 읽은 후, 독자들은 각자의 답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3줄 요약

  1. 인간과 유사한 ‘신스’가 등장하는 SF 소설로, 로봇의 권리와 사랑, 인간과의 관계를 탐구한다.
  2. 영화나 드라마 같은 빠른 전개와 스릴러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긴장감을 유지한다.
  3. 다소 지루한 부분도 있지만,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점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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