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카우프만 리사이틀 후기 – 영혼을 울린 가곡의 밤
세계 최고의 테너, 그의 목소리를 만나다
요나스 카우프만(Jonas Kaufmann).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세계적인 테너의 리사이틀이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공연이었기에 기대감이 컸고, 그 기대는 결코 실망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가격의 부담이 있었지만, "언제 다시 그를 직접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예매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예매 내역을 확인해 보니, 이미 술에 취한 또 다른 자아가 먼저 티켓을 확보해 두었더군요. 본능적으로 옳은 선택을 한 나 자신에게 감사하며, 드디어 그 특별한 날이 찾아왔습니다.
리사이틀과 오페라 아리아, 고민 끝에 내린 선택
요나스 카우프만의 공연은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와 가곡 리사이틀 두 가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를 들을 기회도 매력적이었지만, 그의 목소리를 오케스트라의 반주 없이 더욱 순수하게 감상하고 싶어 리사이틀을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피아노 반주와 어우러져 더욱 섬세하게 전달되었고, 롯데콘서트홀 전체를 가득 채우는 울림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프로그램 – 로베르트 슈만과 프란츠 리스트의 가곡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넘치는 자기애
공연장에는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자리했습니다. 피아노 독주회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학생들이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고 진지하게 감상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래의 디바와 디보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자기애가 넘쳐흘렀고, 때때로 지나치게 오만하게 느껴졌습니다. 본인을 악기라고 칭하는 성악 전공자들이기에 그만큼 자부심도 남다른 것일까요?
유튜브 속 전설을 현실에서 만나다
항상 유튜브에서만 보던 요나스 카우프만을 실제로 마주하니 신기하면서도 시간이 흘렀음을 실감했습니다. 그도 나이를 먹었고, 나 역시 세월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이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의 유튜브 영상에는 이런 댓글이 있습니다.
"너무 맨리해서 테스토스테론이 넘쳐흘러, 노래를 듣자마자 머리가 다 빠져버렸다."
우스갯소리지만, 그의 보컬 음색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요?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는 마초적이면서도 아름다웠고, 그 울림은 롯데콘서트홀의 어느 한 구석도 놓치지 않고 가득 찼습니다.
세심한 강약 조절과 완벽한 커튼콜
그의 강약 조절은 그야말로 예술이었습니다. 피아노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그만의 강렬한 존재감을 잃지 않았고,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함께 진정한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에서 그는 팬들의 환호에 매너 있게 응답하며 연속으로 앵콜곡을 선사했습니다. 그의 따뜻한 미소와 여유로운 모습에 객석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예매
사실 이번 공연만으로도 충분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후기를 정리하는 도중, 이틀 후에 있을 오페라 콘서트가 떠올랐습니다.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고, 결국 나는 예매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이번이 아니면 또 한참을 후회할 테니까요.
마무리 – 요나스 카우프만, 그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나도 영원할 것이다
요나스 카우프만의 리사이틀은 단순한 음악 감상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고, 그가 들려주는 가곡은 가슴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영원할 것이며, 오늘의 공연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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