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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문학? 국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잘하는 과목이었다. 수업 시간 외에 시를 다시 찾아서 읽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어쩌다 보니 시집을 한두 권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고 다니는 대학생 시절을 보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시는 #파블로 네루다의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 중 마지막 "절망의 노래이다". 왜 이 시를 좋아할까 곰곰이 생각하 본 적은 없었다. 보통 '시'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짤막 짤막한 리듬감이 있는 시보다 길게 이어지는 문장에서 자심의 감정을 적절한 묘사를 하는 것이 좋았다.
그 시가 조국의 아픔이나 우주의 부활을 의미한다고 해서 나에게 조국의 아픔이나 우주의 탄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시를 읽는 순간의 나의 감정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에 님의 침묵이라는 시를 배웠다. 그때는 시라는 것이 시대적 배경 작가의 성향 등을 따져서 시의 아름다움보다는 시라는 것을 어떻게 짜 맞추는지가 중요한 때였다. 그때도 나는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좋았다. 님이 조국이든 사랑이든 나는 그 글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만해 한용운의 다른 시들을 접하게 되었다.
십 대의 나이에 화자의 시대와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나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며 읽은 시는 과거 내가 알던 만해 한용운의 시보다 더 아름다웠다. 수많은 시들이 지금은 노래들이 나타나고 사라지지만 이렇게 50여 년이 지나서도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이 작은 주머니는 짓기 싫어서 짓지 못하는 것이 아니가, 짓고 싶어서 다 짓지 않은 것입니다."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떠나신 뒤에 나의 환상의 눈에 비치는 님의 얼굴은 눈물이 없는 눈으로는 바라볼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쁠 것입니다. 님의 떠날 때의 어여쁜 얼굴을 나의 눈에 새기겠습니다. 님의 얼굴은 나를 울리기에는 너무 더 야속한 듯하지마는, 님을 사랑하기 위하여는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그 어여쁜 얼굴이 영원히 나의 눈을 떠난다면, 그때의 슬픔은 우는 것보다도 아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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