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diorson 2024. 9. 22. 10:32

https://ridibooks.com/books/4803000046?_s=search&_q=%EB%B0%94%EB%B0%94%EB%9D%BC%EC%98%A4%EC%BD%94%EB%84%88&_rdt_sid=search&_rdt_idx=0\

 

[내가 개를 훔치기로 결심한 날은, 내 가장 친한 친구 루앤 고드프리가 내가 자동차에서 산다는 걸 알아챈 바로 그날이었다.]

대학시절 친구가 추천해 주었지만 본인이 개를 싫어해서 읽지 않았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고르게 되었다. 시작하는 문단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결심의 날이라니, 좋은 시작이다.

시작은 좋았으나 나의 의도와는 너무 달랐다. 전전에 읽었던 #살아있는자를수선하기 가 너무 힘들게 해서 마음을 가볍게 해 줄 책 2권을 택해 그중 에세이 #아무튼양말 은 일상을 공유하고 친구와 이야기하는 느낌을 주어 매우 좋았다. 하지만 #개를훔치는완벽한방법 은 그렇지 못했다. 아동 문학 작가라더니... 아이들에게 이렇게 잔인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엄마면 엄마답게 행동할 수도 있잖아요." 내가 힘없이 중얼거리자 엄마가 급브레이크를 밟더니 매서운 눈초리로 나를 쏘아보았다. "잠깐, 뭐라고? 그거 도대체 무슨 뜻이야?"........ 엄마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앙다물었다.]

내가 주인공의 나이 일 때 나의 어머니는 지금 나의 나이 때였다. 나는 지금 부유하게 살고 있지 않지만 가난하지는 않다. 하지만 내 삶의 여유는 없다. 주변의 누군가를 바라보고 돌 볼 여력은 없다. 집도 절도 없는 상태에서 내 한 몸 돌보기도 힘든 나날에 어떻게 자식을 돌볼 수 있을지 그 부모의 심정은 어떨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가난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갖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와 쉽게 떠나지 않고 최소한의 인감존엄성을 침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개를 가족 같이 대한다는 것은 안다. 가족을 유괴하고 그 앞에 나타나서 몰래 금액을 협상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가난이 인간을 얼마나 잔인하게 몰고 갈 수 있는지 놀라웠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가난하면 할 수 있다고 이해해 버린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 아이를 용서해 준 아주머니도, 그 사실을 묵인한 아저씨도, 동조한 동생도. 그리고 이 책을 쓴 작가도. 이해할 수 있는 두 명은 개를 훔친 조지나와 그 엄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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