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 디스 메이

diorson 2024. 11. 17. 09:52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 디스 메이

123일 전 읽던 페이지로 돌아가시겠습니까? 넉 달 전에 책을 폈었나 보다 예를 누르니 표지가 나왔다. 아마 실수로 눌렀던 것 같다. 최근 뉴스에 벌이 사라진다는 기사를 보고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을 하다가 펴들었다. 무슨 내용인지는 배경지식은 1도 없이 2019킹마종 베스트셀러라는 것만 보고 음 훌륭하구만 하고 읽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이중 가장 미천한 것은 나였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나 연금술사같이 꿀벌 농장에서 할아버지와 오손도손 예쁜 이야기를 그린 전원 일기 같은 글을 예상했다. 하나 내용은 이혼가정의 이야기였다. 얼마 전에 읽은 when good geek gone bad에 나오는 이혼가정과는 분위기가 매우 달랐다.

둘 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엄마가 나오지만 곤충을 보고 부러워하는 아이라면 그 아이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태어나서 독립해서 나가는 순간까지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지 참 안쓰러웠다.

*엄마가 갇혀 있는 네 개의 벽 바깥에는 멋진 일들이 너무나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엄마는 그 모든 걸 놓치고 있었다. 엄마의 하루하루는 자신의 기운을 북돋아 줄 이런 자그마한 기적 없이 그저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지나갈 뿐이었다.

*나는 두 번 다시 이 친구들처럼 순수한 기쁨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이렇게 아무런 노력도 없이 행복해한다는 게 너무 싫었다.

*나는 두 손을 발 너비만큼 벌렸다. 이만큼. “얼-마-큼?” 엄마가 마지막 두 글자를 노래처럼 길게 늘이며 달콤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이만큼요!” 나는 양팔을 최대한 넓게 벌리고 소리쳤다. 꼭 영화 속에서 나 자신을 연기하는 배우가 된 것 같았다. “엄마도!” 엄마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모든 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믿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엄마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란 걸 알았다.

이 부분이 가장 가슴이 아팠다. 행복한 척 연기하는 모습이라. 잔인하다.

어린이 날인 오늘 길거리에는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이 많았다.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 사이에 수영장 문 여는 시간을 몰라서 헛걸음을 하고 시간이나 죽이자고 돌아다니는 나도 있었지만 어린이는 행복해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린이날이 있는 이유는 그 어린이들이 보호받고 행복하지 못하게 지냈기 때문에 자성하자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밖에는 정말 많은 가족들이 보였다. 행복해 보이는 식구들도 보였고 저러다 어린이날 사고 나겠다 싶은 가족 들도 보였다. 가족을 만든다는 것은 그 가족을 책임진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지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모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본 저 많은 가족들은 다들 자기 자식들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을까? 아니면 자기 자식에게도 이해가 필요하고 원망이 되는 사람일까 문득문득 궁금했다.

*나는 대체 뭐가 더 나빴던 건지 퍼뜩 이해되지 않았다. 육체적 폭력이 더 나쁜 것인지 아니면 가스등gaslight*을 켜서 엄마가 아무 문제 없다고 믿게 만든 할머니의 정신적 고문이 더 나쁜 것이었는지.

*엄마는 대꾸를 하지 않고 내 눈을 피했다. 엄마는 다른 사람을 결코 사랑할 수 없게끔 철벽을 치고서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훈련을,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아버지로부터 받으며 자랐던 것이다. 엄마도 혼란에 빠져 있는 보호자였다. 엄마는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나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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