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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파랑 #천선란

by Diorson 2024.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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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내 시간은 멈춰 있어.”

시간이 흘러 보경은 그곳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시간은 그곳에서 1초도 흐르지 않았다. 보경이 매일 일찍 일어나 쉬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이유는 그 지긋지긋한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음을,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달리기였음을 인정해야 했다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천 개의 단어만 알고 있는 로봇 그 로봇이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은 천개이다. 한 번도 초원을 달려본 적 없는 말 그 말이 그리워하는 것은 초원일까 아니면 그 무엇일까. 로봇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뺏겨 버린 사람들 사람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인간을 천 개의 단어만 아는 로봇으로 만들어버린다. SF인 줄 모르고 제목을 보고 선택한 책인데 지난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SF 다. 내가 책을 편식을 많이 해서 그런지 한국형 SF가 따로 있는 것인지 공상과학과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잔잔한 것들이 잘 섞여 있다.

내가 SF마니아가 아닌 것과 동물 애호가가 아닌 것을 제외하고는 작가의 말들이 너무 나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익숙한 이름 때문에 그런 것인지 책을 읽는 동안 몰입할 수 있었고 내가 습관처럼 내뱉는 말들이 책 속에 대사에 녹아 있어서 신기했다.

*삶의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게 생겼다. 선남선녀가 목숨을 계기로 만났으니 사랑에 빠지기는 쉬웠다. 소방관은 틈만 나면 문병을 왔다.

병실에 누워 있는 선남선녀가 만나서 삶의 이유를 다시 찾아간다고 이게 진짜 SF다.

*삶의 격차라는 것이 어느 틈을 비집고 생기는 것인지 한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공부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아이들에게는 다가갈 수조차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우리 부모님도 돈을 벌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같은 나이에 이만큼 차이가 나는 걸까.

내가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격차가 나버린 상황 이런 상황을 누군가에게 만들어주고 싶지 않다. 나의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질 것 같진 않다. 내가 살아온 것보다 좋지 못한 환경에 살아가야 한다면 그건 너무 불공평한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상상하는 미래는 생산은 수요를 능가하고 꼭 필요한 노동은 로봇이 대처하고 인간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마치 마르크스가 꿈꿨던 세상처럼 말이다. 레저라는 말이 프랑스의 귀족들이 노동에서부터 해방되면서 남는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타난 말이라고 한다. 나도 레저를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자발적 노예가 되어 남들에 이래 저 시간을 챙겨주는 사람이 아닌 내 스스로 주체가 되어 내 시간을 오롯이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운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다. 눈물이 날 정도로 속이 엉망이지만 울면 더 엉망이 될 것이다. 시원하게 울었지만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평생토록 울게 아니라면 이쯤에서 우는 건 그만두어야 했다.

*슬픔도 배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었는데 놓쳤다. 현실의 무게감이 몸을 눌러 아무것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그것은 몸속에서 흐르지도, 버릴 수도 없는 물로 오래도록 고여 있었다. 비린 냄새가 났다.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몸을 뒤척일 때도 속에 쌓인 슬픔이 찰랑거리며 비린내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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