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세계 #장프란수아마르미옹

diorson 2024. 11. 28. 08:45

#바보의세계 #장프란수아마르미옹

리디셀렉트에 읽고 싶은 책이 없어서 또 비문학을 집어 들었다. 사실 에세이를 펴고 몇 장 읽었는데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얼른 접어버렸다.

어디선가 들어 봤을 법한 문화, 예술, 역사, 종교, 과학 등의 전문가 선생님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 있다. 기존에 알던 내용은 뭔가 말을 하다 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고 새롭게 인간의 멍청미를 발견하는 부분도 많았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발전한다는 것을 믿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 실수를 통해 나아지고 있는지 살림 살이 좀 나아지셨는지 느낄 수 없다. 반대로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데 공자 때도 '라떼는 말이야'를 한 것을 보면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하며 실수 이불을 누비며 나아지는 것은 없이 쪽 잠만 자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나는 실수를 누빈 누비 이불에서 쪽잠을 청해야겠다.

* 교수님께서는 최근 펴내신 책들에서 ‘우리가 이토록 교육을 잘 받은 적도, 이토록 지적이었던 적도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셨어요. 그럼에도 인터넷 덕분에 ‘최악의 멍청이들이 이토록 눈에 잘 띈 적도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현시대가 어리석음이 번성하기에 가장 유리한 시대가 아닐까요?

-많은 책들에서 동일하게 이야기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윌 스미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보니 이 이야기는 현세대의 보편적 진리인 것이다.

*그런데 농업인이 되면서는 오늘날의 산업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하루 종일 노동을 해야 했다. 이른바 3차 산업에 종사하는 사무직 노동자도 이제 대부분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인류학자 마셜 살린스Marshall Sahlins는 투입한 에너지와 결과물 간의 비용-편익 비율로 풍요를 정의할 경우 1960년까지 중에서 유일하게 풍요로운 사회는 수렵채집 사회라고 지적했다.

-자본 가치의 증가가 노동의 가치 증가를 압도한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 나에게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하향 평준화는 싫다....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10에서는 논증 오류나 인지 편향 같은 여러 인간 행동을 일종의 과오로 분류했다. 정서 상태가 정보처리를 교란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이렇듯 원숭이는 정서 상태에 따라 동족의 반응에 대한 자신의 주의 집중도를 조절하는 행동양식을 보였다. 이러한 실험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원숭이들의 사육 환경을 조성할 때는 훨씬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원숭이들의 사육 환경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 왜 내 거주지는 세심한 환경을 쓰지 못할까.... 거주지는 있는지 먼저 물어보자.

*제국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해 20세기로 넘어가 중국의 또 다른 독재자 마오쩌둥을 만나보자. 그는 시황제를 존경한다고 밝혔지만 내심 자신이 시황제보다 더 나은 전제군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시황제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고 더 많은 책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지금은 또 다른 시황제가 나타났다. 분서갱유와 비슷한 인터넷 검열을 하고 범 지구화 담을 쌓고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의 시대가 또 도래하였다.

*귀족 멜라니아는 400년 무렵,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하느님의 일을 행하는 데 바치기로 결심하고 노예 8,000명에게 금화를 3닢씩 나누어주며 해방시켜주었다. 그런데 이 배은망덕한 자들이 돈을 각출해서는 다시 노예로 삼아달라며 그를 고소했다!

-지금도 직장인들은 자발적 노예가 되기 위해 애를 쓴다. '퇴직금을 두둑이 줄 테니 나가서 사업을 해라'라고 말을 하면 8000명의 노동자는 고소를 할 것이다. 자유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도 월급의 노예이다. 자본만이 인류에게 진정한 자유를 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아직 자유로울 만큼의 자본이 없다.

*조엘 베이칸은 기업을 사람으로 본다는 점에 착안해 기업들의 ‘인격적인 특성’을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을 진단했고 그 결과 법인이 완벽하게 사이코패스의 행동방식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타인의 감정, 이익, 안전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주주들의 심리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기업은 절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혹독한 처벌을 받지 않는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도덕적 기준을 무시해버리며 특히 조세 납부 면에서 가능한 한 잽싸게 법적 의무에서 벗어나려 한다.

-나도 항상 회사에는 노동법보다 상위 법인 x대로 법이 있다고 주창을 하는데 나의 착각이 아니었다는 점에 위로를 받는다.

*트럼프가 기후변화에 다소 회의적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국제 무역의 증대를 꼽는다면 트럼프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함으로써 2018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약 6퍼센트에서 0.1퍼센트 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다.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다.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블라디미르 푸틴, 나렌드라 모디 같은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그들은 법인들과 대등한 게임을 벌일 만한 어리석음을 충분히 갖춘 보기 드문 인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우리에게 딱 알맞은 구원자일 수 있다.

-바이든의 미국 전 세계 경제의 좌절,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있는 지금 작가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란 유일하게 항해술에 능한 선장을 무시하고 나머지 승객들이 배를 조종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한탄했다. 이렇듯 소크라테스는 다수결의 원칙만큼 민중의 무지함에도 비판적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안이 없다, 현실에는 철인은 없고 독재자들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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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마음의 학문이라면 명상이 결합되지 않을 수 없다. 불교는 다른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명상 수행을 한다(특히 힌두교는 명상 수행을 강조한다. 기독교 역시 묵상을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meditation’이라는 단어부터 라틴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불교를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게 하고 적응시키려 하는 상당수의 핵심 관계자가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 주변에 포진하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 의사와 승려는 명상이 기억력을 향상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수행 중인 승려가 뇌파를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서양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치료적 가치에 중점을 두다 보니 명상이 대다수 불교 선원의 핵심 가치가 아니라는 사실은 외면당하고 있다.

-나도 한때는 착실한 불신자였다. 한국 불교의 제1목적이 소원성취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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