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의 추천에서 시작된 고전 탐독기: 루쉰의 세계로
최근 들어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실감하며 나도 모르게 그 흐름에 동화되고 있다. 특히 유튜버 김지윤 님의 채널을 통해 추천받은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루쉰의 대표작인 **「아Q정전」**과 **「광인일기」**는 특히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고전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중국 문학에 대한 경험도 한정적이었다. 그나마 읽었던 것이 **「허삼관매혈기」**와 「삼국지연의」 정도였지만, 이번 기회에 루쉰의 작품을 읽으면서 생각의 깊이가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김지윤 님의 콘텐츠에서 언급한 작품과 시대적 배경을 떠올리며, 책 속의 문장을 곱씹는 시간은 무척이나 값졌다.
고전이 담고 있는 시대적 맥락과 비판의식
루쉰의 작품은 단순한 문학을 넘어, 그가 살았던 중국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강렬하게 담아낸다. 과거 영화 수업에서 **“영화가 역사의 사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듯, 루쉰의 소설 역시 그 시대의 사료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느꼈다. 특히 「아Q정전」을 읽으며 떠오른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 그 시대의 사상적 자유는 지금보다 더 넓었을까?
- 우리는 과연 세계의 발전을 경험하고 있는가, 아니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가?
루쉰의 텍스트는 단순히 시대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의 예리한 비판과 통찰로 당시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인상적인 구절과 감상
1. 승리와 만족에 대한 묘사
“그러나 우리의 아Q는 그렇지가 않다. 그는 영원히 득의만만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 점을 두고 중국의 정신문명이 전 세계의 으뜸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증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Q는 승리와 패배의 개념을 초월한 존재처럼 묘사된다. 그의 득의만만한 태도는 당시 중국인들의 정신 상태를 풍자적으로 담아낸다. 이를 통해, 비판조차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은 시대에도 강력한 풍자가 가능했음을 알 수 있다.
2. 혁명에 대한 태도
“혁명도 나쁘지는 않지.”
이 짧은 문장은 루쉰이 당시 사회의 억압과 불만을 얼마나 깊이 이해했는지를 보여준다. 혁명이 단순히 급진적인 행동이 아니라, 개인적 불만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발로임을 암시한다. 나 또한 성인이 되며 느끼는 사회적 불만과 루쉰의 문장에서 묘사된 혁명 의식이 묘하게 겹쳐졌다.
3. 먹힌다는 공포
“무려 4천 년 동안이나 늘 사람을 잡아먹던 곳, 나 역시 그곳에서 오랜 세월 동안 함께해왔다는 사실을 오늘 에서야 알게 되었다.”
「광인일기」에서 드러난 이 표현은 중국 사회에 내재한 공포와 모순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잡아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행위가 아니라, 억압적인 체제 속에서 개인이 희생당하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루쉰이 주는 교훈과 현대적 의미
루쉰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사회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의 문장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사회적 억압과 개인적 고뇌:
루쉰의 주인공들은 억압적인 사회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에 저항하거나 체념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와 닮아 있다. - 변화에 대한 갈망:
“조물주의 가죽 채찍이 중국이라는 등줄기에 후려쳐지지 않는 한 중국은 영원토록 이 모양 이 꼴일 뿐이야.”
변화는 외부에서 오는 충격이 아닌, 내부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그의 통찰은 오늘날에도 큰 울림을 준다.
마무리하며
루쉰의 작품을 읽는 경험은 단순히 책 한 권을 넘기는 행위를 넘어선다. 그의 텍스트는 우리가 현재의 사회와 개인적 위치를 돌아보게 한다. 「아Q정전」과 「광인일기」를 통해 시대를 넘어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작을 이끈 김지윤 님의 콘텐츠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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