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투마우스
**‘핸드 투 마우스’**는 미국의 빈곤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여러 차례 공감과 거부감을 오갔다. 초반부에는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어려움이 솔직하게 와닿았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변명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서술은 나를 점점 지치게 만들었다.
책은 빈곤의 구조적 문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지만, 동시에 작가 개인의 선택과 태도가 과하게 투영되어 독자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미국판 빈곤 포르노
이 책을 두고 흔히 **‘미국판 빈곤 포르노’**라고 말하는 이유를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느낀 고통과 빈곤의 불편함을 매우 솔직하게, 때로는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서술한다.
“의료보험 제도 밖에 사는 사람들의 통증 관리란 이렇습니다.”
이 문장 하나에 그녀의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약과 담배, 커피, 그리고 반복되는 진통제 복용. 그녀의 생활 방식은 빈곤의 문제를 넘어, 개인적인 선택과 책임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크다.
물론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자신의 무절제함과 방치된 건강관리를 빈곤이라는 이유로 변명하는 듯한 서술은 읽는 내내 불편함을 남겼다.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
- “나나 다수의 내 친구들이 단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약을 먹는 것은 아니다.”
책 속의 이야기가 공감된 이유는, 나 역시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했던 시절이 있기 때문이다. 타이레놀, 아스피린, 그리고 에드빌까지 늘 비상약으로 갖고 다니며, 일상이 고통을 관리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음을 느꼈다. - “커피값도 아까워 매일 아침 커피를 내려서 들고 다닌다.”
소비를 최소화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빈곤의 문제와 상관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일 것이다. 책 속에서 묘사된 점심 대신 시리얼로 때우는 삶은, 나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였다.
읽으며 든 아쉬움과 고민
이 책이 단순히 빈곤의 문제를 이야기했다면 더 공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 개인의 습관과 태도, 그리고 그것을 빈곤이라는 이유로 합리화하려는 시도는 읽는 내내 불편함을 주었다.
특히 **“담배를 피우고 약을 과다 복용하는 나의 현실”**을 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부분은 설득력이 약했다. 개인적인 문제와 구조적 문제를 동일 선상에 두는 방식은 독자들에게 빈곤의 문제에 대한 공감보다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빈곤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떠오른 점은, 빈곤의 문제는 단순히 금전적 결핍이 아니라 개인의 삶의 방식과 선택이 결합된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 빈곤이 구조적 문제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
- 개인의 삶의 방식은 빈곤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고민을 던진 점에서는 책이 유의미했다고 본다.
책을 덮으며
**‘핸드 투 마우스’**는 미국의 빈곤층이 겪는 현실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하지만 그 솔직함이 때로는 공감보다는 불편함을 더 크게 남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빈곤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동정이나 비난으로 접근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는 점이었다.
나는 작가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해 엿볼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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