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묵직하고도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미국과 중국은 예정된 전쟁의 수순을 밟고 있는가?” 처음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을 다룬 단순한 비교서인가 싶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복잡하게 얽힌 역사, 경제, 군사, 문화적 배경이 압축된 분석이 펼쳐졌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 패권국과 신흥국의 숙명
책의 핵심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개념이다.
“기존의 패권국(미국)과 신흥국(중국)이 충돌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거의 불가피하다.”
이는 고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에서 출발해, 현대의 패권 국가 변천사를 되짚으며 증명된다.
- 영국과 독일이 패권을 두고 벌인 1, 2차 세계대전
- 20세기 냉전 시대의 미국과 소련
- 그리고 현재의 미국과 중국
이 책은 단순히 두 나라의 갈등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지 구조적인 이유를 분석한다.
중국의 빠른 성장과 기술 도용: RD&T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중국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방식이었다.
“중국은 R&D(연구개발)가 아니라 RD&T(연구개발과 도용)다.”
기존 강대국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올린 기술과 시스템을, 중국은 **‘시간을 양으로 대체’**하면서 단숨에 따라잡았다.
- 프랑스와 일본이 100년 동안 개발한 고속철 기술을 중국은 10년 만에 1만 km를 달리며 습득하고 발전시켰다.
- 인터넷 정보통신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발전시켰다.
이런 전략은 기술 강국이었던 미국을 긴장하게 만들었고, 패권 경쟁의 중심에 기술과 경제가 자리 잡게 되었다.
중국의 국가적 목표와 ‘중화’의 꿈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중국의 국가적 목표와 역사적 자의식이다.
“중국어로 ‘중국’은 ‘중화’를 의미한다.”
이 말은 단순한 이름을 넘어 **“중국이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는 오래된 신념을 담고 있다. 과거 서양의 침략 이전에 아시아에서 누렸던 지배적 지위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은 현재 중국의 국가 전략과도 연결된다.
이웃 국가로서 한국이 느끼는 두려움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 경제적 협력과 군사적 압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이 양면적 태도.
- 주변국들에 존대와 충성을 요구하며 옛 조공 체제를 꿈꾸는 듯한 모습.
그런 중국의 꿈은 마치 **“옆집에 살인마가 살고 있는 기분”**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졌다.
중국의 인민과 자유: 왜 그들은 만족하는가?
항상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왜 중국인들은 자유를 갈망하지 않는가?”
이 책은 그 해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 강력한 지도자인 시진핑은 성장을 통해 인민을 배부르게 하고 체제를 유지한다.
- 자유보다는 질서와 안정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 소련의 실패를 교훈 삼아, 중국은 당과 군대를 통합하고 모든 국가 시스템을 **‘당 중심’**으로 공고히 했다.
이런 흐름은 과거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볼 수 있었던 **“성장과 경제적 안정”**을 대가로 한 독재 체제와 비슷하다. 자유를 희생해서라도 **“잘 먹고 잘 살고 싶다”**는 욕구가 체제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미국과 중국: 갈등을 피할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경제, 기술, 군사 모든 면에서 두 국가는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책은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긴다.
- 갈등의 구조를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
- 서로의 핵심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 무력 충돌이 아닌 협력과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책을 덮으며
**‘예정된 전쟁’**은 단순한 미래 예측서가 아니라, 역사와 현실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분석서였다. 물론 읽는 내내 집중이 흐트러질 만큼 어렵고 복잡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을 이해하는 데 이만한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웃이 **“중화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우리는 그 옆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 질문은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운명을 짊어진 우리에게 더 깊은 고민을 던진다.
“자국의 이익은 무엇보다 앞선다.”
미국도 그랬고, 중국도 그렇다. 이 당연한 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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