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10여 년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책을 사는 대신 도서관을 주로 이용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1Q84』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예약 대기만 걸어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대학생 때 읽었던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그리고 『빵가게 습격 사건』 등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은 모두의 책장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신작 소식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던 것도 당연했다.우연히 무료로 『1Q84』를 얻게 되었고, 그때부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나는 원래 시리즈물이나 두꺼운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다음 권이 궁금해지는 조바심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라카미의 글은 묘한 힘이 있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조바심 대신 오롯이 몰입할 수 있는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