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읽는니체 #장재형

diorson 2024. 12. 31. 08:14

#마흔에읽는니체 #장재형

이벤트 때 구매하고도 이벤트 참여는 하지 않은 채 한동안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 아마도 그 시기쯤 쇼펜하우어에 빠져 니체에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던 것 같다. 하지만 니체나 쇼펜하우어의 원서를 읽다가 중간에 포기한 기억이 뚜렷해서, 이 책을 집어 들 때도 살짝 주저함이 있었다.

이 책은 나처럼 **‘니체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다. 특히 **‘마흔’**이라는 특정 시기를 겨냥해, 삶의 경험과 성찰을 가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니체의 사상을 잘 풀어놓은 니체 입문서 같은 느낌이었다.


핵심 요약: 이 순간에 충실하라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 희망도, 절망도, 고통도 모두 나의 행복을 방해하지 못하게 된다.”


인상 깊었던 문장들

  1. “권태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권태는 앞으로의 순조롭고 즐거운 항해를 준비하는 ‘영혼의 무풍 상태’이다.”
    흔히 권태는 부정적이고 게으른 상태로 여겨진다. 하지만 니체는 권태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오히려 나를 돌아보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는 해석은 위로가 되었다.
  2. “인간은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 진정으로 나답게 사는 것이다.”
    나답게 사는 것,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니체는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되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다.
  3.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아직 자신의 춤추는 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흔에 새로운 꿈을 갖는다는 것은 사치일까? 하지만 꿈이나 목표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건 더 불행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의 별은 무엇일까?” 책을 덮으며 나도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누군가 자신의 별을 찾아 정진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도 아직 별을 찾을 기회는 남아있을 것이다.
  4. “적어도 한때는, 네가 인식하고 측정하려고 생각하는 것과 결별해야 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성공의 경험이 나를 꼰대처럼 만들 때가 있다. 과거의 기준을 고수하고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열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 뜨끔하다. 이 문장은 나에게 유연함과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준다.
  5. “추한 것과 싸우지 않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것과 싸웠다. 불합리한 것, 비겁한 것, 심지어 변하지 않을 것과도 맞서 싸우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깨달았다.
    “추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에너지를 쓸데없이 소진할 필요는 없다. 이젠 추한 것과 싸우기보다는 더 나은 것에 집중하려 애쓴다.
  6. “행복을 행복으로 만드는 것은 잊는 것이다.”
    상처와 트라우마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잊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으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없다. 니체는 망각이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할 시간을 준다고 말한다.

니체의 사상과 나의 반성

책을 읽으며 나는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 ‘내가 나의 별을 찾은 적이 있었을까?’
  • ‘권태로운 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는 않았을까?’
  • ‘추한 것과 불필요한 싸움을 멈추고 더 나은 삶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니체의 말들은 철학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 이 책은 내게 니체를 한발 더 가까이서 바라보게 만든 안내서였고, 동시에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반성문 같았다.


마지막으로

니체의 원서는 여전히 어렵고 버겁다. 하지만 **‘마흔에 읽는 니체’**는 니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입문서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마흔이라는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를 극복하고 나답게 사는 것.”
“추한 것과 싸우지 않는 것.”
“상처를 망각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

이런 니체의 가르침은 나이를 떠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