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죽음 #에밀졸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결혼과 죽음
결혼하지 않는 나라, 새 생명이 탄생하지 않는 나라, OECD 국가 중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나라. 이 수식어들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결혼과 죽음은 인간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경제적 영향이 많이 따르고 있다.
섹스리스의 사회, 비참한 죽음, 고독사.... 사람은 역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주변의 모습과 이야기 만으로도 가까운 역사를 알 수 있다. 에밀 졸라가 묘사한 서민들의 결혼과 죽음의 모습, 왜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비혼부터 섹스리스까지 그리고 이 높은 자살률에 도달했는지 100년 전부터 이어져온 고치지 못한 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큰 변환 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과 죽음의 모습을 담담하게 말해주었다. 지금은 없어졌다고는 하는 계급별로 다른 결혼과 죽음의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100년 전 계급이 있던 사회의 모습과 계급이 없다고 하는 지금의 모습에서 다른 점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 못 살고 부모 세대보다 기대수명도 짧은 첫 세대일 수도 있다고 한다.
큰 거 한방이 아닌 열심히 노력을 해서는 도저히 자본증식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세상. 계층 간의 사다리가 치워진 지금을 사는 우리들.
귀족, 부르주아, 상인, 서민 중에 보통의 우리는 부르주아와 상인 사이의 삶을 산다고 생각이 든다.
계층별로 생각하는 삶이 과거 계급에 묶여있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삶과 다르지 않다는 게 놀랍고도 서글퍼졌다.
우리는 다시 계급 사회에 살게 된 것은 아니 한 번도 계급 사회를 벗어난 적인 없지는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년 전에 바라본 결혼과 죽음, 지금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여 갑자기 읽기 시작하였다.
전혀 다르지 않았다. 사회는 변하였지만 인간의 본성 이여서 인지 갈등, 욕구 등 근본적인 것들은 변하지 않았다. 아마 100년 후에도 누군가 100년 전에 100년 전 사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놀라워한다는 것을 보며 자신들도 지금도 그렇다고 우스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인간은 자신이 가진 재산보다 더 많은 재산을 늘리려는 욕구에 휩싸여 주로 밖에서 생활한다."
귀족에게 당연한 것을 부르주아는 고민해야 했고 부르주아에게 당연한 것을 상인은 고뇌하고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서민은 고민하지 않았다,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너무 현재가 힘들었다.
"혹여 거리에 비치는 삶이 너무 요란해 보이면 창문을 닫아버린다. 혼자서는 거리를 절대 내다니 지도 않는다. 모든 종류의 외부 연락이 단절된 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환경 속에서......" 이는 과거 여성의 삶을 나타낸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구글의 알고리즘 님이 선택해 주시는 영상과 기사들만을 보면서 외부와 단철 된 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환경 속에서 그 환경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우리들을 말하는 것 같았다. 지금은 정보가 많아짐과 동시에 알고리즘의 선택에 의해 노출되어 있는 일부의 정보가 전체이고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그 사람들에게는 사회 환경이다.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관심으로 시작되어 맹신으로 만들어 주는 알고리즘의 환경 속에서 서로 간의 갈등의 폭은 깊어지고 분파는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루이즈는 신중했다. 빈털터리 남자하고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이미 확실히 선언했다. 서로 팔짱 끼고 마주 보고 앉아 멍하니 눈만 바라보자고 같이 사는 건 아니라면서. 같이 살다 보면 아이가 생길 테고 또 늙어서도 배는 채우며 살아야 한다고.......... 동 시네 상대방의 돈과 결혼한다는 자신의 상황을 기꺼이 인정했다. 돈이야말로 인생의 전부니까. 남편감도 그녀처럼 돈에 대한 존중심이 있기를 바랐다."
나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20대였다면 발랑탕 처럼 내 감정이 우선이고 서로 마주 보고 앉아 멍하니 눈만 바라보아도 행복할 것이니 고생은 미래의 나에게 넘겨주면 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30대의 나는 돈에 대한 존중님이 있고 남의 집 귀한 자식을 고생시키고 싶지는 않다. 40대의 나는 또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돈을 종중하고 누군가를 초라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게 우선이다.
500프랑이 없어서 1년 반을 커피, 음식, 난방을 아끼며 결혼을 준비한 것은 서민이다. 한 달에 화장비로 천 프랑을 소비한 것은 부르주아고. 그래도 그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람과의 만날 기회를 만들었다고. 그것은 부르주아였고 서민은 10프랑을 빌려준 것에 마음을 졸였다. 그게 서민이다. 귀족, 그들과는 아예 다르기 때문에 설명할 것이 없다. 귀족 부인 앙리에트는 결혼이 처음엔 좀 지루했지만 이내 결혼 생활이 제공하는 자유를 한껏 누리게 되었다. 하루에 열 번 정도 외출하며 백화점을 부니고 다니거나 친구를 만나며 일상생활을 즐겼다.
현대백화점의 블랙자스민 라운지에 가본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앙리에트로 처럼 명품 쇼핑백을 두 손 가득 쥐고 번잡한 백화점 속에서 아주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서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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