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클래식 #김호경
클래식을 좋아한다. 클래식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듣고 있으면 시대를 관통하는 무엇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음악가들도 생겼다. 20여 년 전에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보고 클래식이 들을만한 장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10여 년 전에는 #금난새의클래식여행 이라는 책을 읽고 클래식을 찾아서 들어봐야겠구나 하고 느꼈다. 그 외에 클래식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냥 악기가 좋고 죽기 전에는 다룰 수 있는 악기를 2종류 이상 만들고 싶다. 그게 다이다. 그러던 중 #노다메칸타빌레 라는 일본 드라마를 보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 협주곡인 라흐마니노프에 흠뻑 빠져들어 클래식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하루 1회 이상 #박혜상 노래를 듣고 있다. #시편을 하도 들어서 없던 종교도 만들 지경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 작가가 글을 참 잘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사상이 비슷한 것인지 아니면 글을 맛깔나게 써서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덕분에 소개된 새로운 곡들을 접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클래식 분야에 백종원 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요즘이야 요리가 흔해도 백종원이라는 인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름 낯선 요리한.....
흑인을 미국 백인들이 느끼는 거리 감을 가장 좁힌 사람은 마이클 잭슨이라고 알고 있다. 또 클래식 앨범의 황금기와 대중성을 만든 사람은 파바로티라고 들었다. 우리 나리에는 금난새 지휘자가 대중에게, 적어도 나에게는 클래식이 어렵지 않고 가치 있는 장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어떤 장르나 문화를 전파시키려면 역시 사람이 가장 중요한가 보다. 또 뭐라는 채널이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 나 했는데 안타깝다.
*어쩌면 이제 음악은 위대한 가치를 지니는 예술 작품이라는 권위를 벗고 그저 시끄러운 도심의 소음을 덮기 위해 존재하거나, 상념을 잊기 위한 도구로만 활용될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들이 시시하고 보잘것없는 ‘덮개’를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아마 더 미묘하고 섬세한 기술 혹은 이야기를 요구할 것이다. 음악은 어디로 나아갈까. 이런 근원적 질문의 난처함이란!
대중가요도 소음을 덮는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고 들었다. 예전에 고음과 강렬한 곡들이 인기를 끌었다면 지금은 귓속에서 너무 자극 적이지 않은 곡들이 인기를 끌고 그런 곡들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대표적으로 나도 상당히 좋아하는 #BillieEilish 가 그렇다고 들었다.
*바흐의 작품이라면 그래, .............. 관객들도 명상하듯 듣고 여운이 완전히 사라질 때를 기다렸다가 시끄럽지 않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연주자 못지않게 인내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클래식 연주의 관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한 것, 그 또한 바흐가 한 일이다.
최근에는 바흐 음악을 자주 듣고 있다. 바흐가 의도한 것처럼 연주자 못지않은 태도로 듣는 것은 아니고 #엘든링 을 할 때 BGM으로 틀어 놓고 게임을 한다. 엘든링과 바흐의 음악은 정말 잘 어울린다.
*주인공 부부는 30대가 되어서야 어렵게 갖게 된 안정과 여유를 포기하면서까지 그랜드피아노를 들일 이유를 찾지 못한다............ 무엇보다 ‘나’라는 집이 그랜드피아노를 들일 만큼 크고 튼튼하고 좋은 환경인지 스스로 확신이 잘되지 않는다........... 나의 불안이나 나약함 같은 게 피아노 다리 네 개 중 하나쯤 흔들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하면서 한약을 먹는다.
나도 이런 불안에 시달리며 산다. 확신이 없는 미래의 막연한 불안감. 나도 한약을 먹어야 하나......
*파리에 다시 가고 싶다. 다시 한번 파리의 자유로운 산책자가 되고 싶다. 다시 간다면 ‘꼭 가봐야 하는 곳’, ‘꼭 사야 하는 물건 목록’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을 텐데. 구경꾼이 되어 기웃기웃하는 대신.......... 풍요를 온몸으로 누릴 텐데. 벤야민의 말처럼 거대한 건물이나 정경보다 마음이 움직였던 작은 순간들이 무척이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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